해 질 녘, 가벼운 외투를 걸치고 동네 공원을 한 바퀴 돌았습니다. 매일 지나는 길인데도 계절이 바뀌는 속도는 늘 놀라워요. 엊그제까지만 해도 앙상했던 나뭇가지에 어느새 연분홍 꽃망울이 맺혔더라고요. 불어오는 바람의 결도 한결 부드러워진 게 느껴져 발걸음이 가벼워졌습니다. 이어폰을 타고 흐르는 좋아하는 노래, 주황빛으로 물드는 노을, 그리고 산책로를 가로지르는 강아지들의 활기찬 모습까지. 이 모든 평범한 풍경들이 오늘따라 유독 따스하게 다가오네요. 복잡했던 생각들도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정리되는 기분입니다. 가끔 삶이 무겁게 느껴질 땐, 그저 밖으로 나가 계절의 숨결을 느껴보세요. 자연은 서두르지 않아도 제 때를 찾아오듯, 우리 삶도 그렇게 흘러가고 있을 테니까요.